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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항진증과 갑상선안병증의 시작 (증상과 치료과정,임신과 출산)

by 그린오도도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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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안병증 증상, 안구돌출
안병증 급성기 사진

지난 4년간 제가 겪었던 갑상선항진증과 안병증에 대한 증상, 임신과 출산, 그리고 최종적으로 안와감압술까지 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거 예민해서 걸리는 병 이래" 그 말에 또 발끈하는 제가 참 미웠습니다. 따지지도 못하고 속으로 많이 울었어요. 사실인 거 같아서요. 긴 글이 되겠지만 저의 경험담이 같은 환우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가 다 안병증이 오지는 않습니다. 저는 피해 가지 못했지만요. 게다가 원래 돌출눈이라 병을 알아차리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가 최대로 치닫고 있을 무렵이었어요. 너무 덥고 식욕이 폭발하고 가끔씩 눈이 흐릿한 정도의 증상이 있었는데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눈이 점점 불편해지더라고요 안구건조증도 심해지고요. 안과를 가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인공눈물만 처방받아왔습니다. 그렇게 또 반년을 흘려보내고 건강검진받을 받았는데, 갑상선 항진증이 의심된다고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더군요.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항진증이 맞았어요. 그냥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병을 더 키우고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불면증에 시달렸고, 머리가 유난히 많이 빠지고, 심박수가 일정하지 않게 빨리 뛰는 등 증상이 점점 더 나타나기 시작했는데도 무시했던 거 같아요. 그도 그럴게 저는 아주 바른생활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업상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을 갖고 있었고 음주와 흡연 모두 하지 않았기에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했습니다. 아주 무지했던 거죠.

*몸에 오는 이상 반응과 증상들을 꼭 기록하세요! 그냥 넘기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치료과정과 갑상선 안병증 진단

항진증을 진단받은 뒤부터는 열심히 치료에만 전념했어요. 약도 매일 같은 시간에 꼬박꼬박 먹고, 밀가루, 해조류, 커피도 다 끊었습니다. 병원에서 추천해 주신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심박수가 너무 올라가지 않게 조절하면서 운동도 했습니다. 약 부작용 때문에 몸이 좀 간지럽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적응이 된 건지 괜찮았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니까 확실히 수치가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거의 3개월 만에 정상 범위 안에 들었습니다) 병원에서도 관리 잘하고 계시다고 이대로만 가면 1~2년 뒤에는 단약 할 수도 있다는 말에 안심했습니다. 희망적인 말을 듣고서 행복해하던 그때, 엄마가 이런 말을 하시는 겁니다. "옆에서 보니 너 눈이 튀어나오다 못해 쏟아질 거 같아" 그러자 다른 가족들도 한 마디씩 거들더라고요. "어 근데 진짜 더 나온 거 같아!", "맞아 요즘 들어 눈이 왜 맨날 빨개?"

갑상선안병증 전,후 사진
위사진이 발병 전, 아래사진이 발병 후 입니다

진짜 그런가 싶어서 거울을 봤는데 더 나온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애매하더라고요. 저는 제 옆모습을 볼일이 없으니까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이 얘길 했더니, "사실 너 상처받을까 봐 말 안 했는데 작년에 너 만났을 때 얼굴이 전체적으로 부어있고 눈도 더 나와 보였어"라고 하는 겁니다.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운 마음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눈은 한번 나오면 안 들어가는 거 알고 있었거든요. 

서둘러 안병증으로 유명한 병원부터 알아봤습니다. 세 병원으로 추려졌는데, 가장 진료를 빨리 볼 수 있는 대학병원에 예약을 하고 원래 다니던 내분비내과에서 소견서를 받아서 갔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 후에 들은 최종 병명은 그레이브스 병에 의한 갑상선 안병증이었습니다. 

안와감압술을 해야 한다고요?  

두 번째 진료에서 항진증 수치가 아주 정상적인 데다가 안구돌출 진행이 멈춘 거 같으니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수술할 수 있다며 결정하라는 의사에 말에 우선 생각해 본다고 하고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미 나온 눈은 어쩔 수 없지만 치료받으면 더 나오진 않겠지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수술은 고려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안와감압술이라는 말도 생소했고, 이렇게 큰 수술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림으로 수술 방법을 설명해 주시면서 쉽게 말해 불이 꺼진 상태 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나 동위원소 치료는 의미가 없고 수술만이 답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남편은 얘기를 듣더니 다른 병원에 가서 여러 의사 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다시 대학병원을 가게 됩니다. (이때 검사했던 mri, ct 결과지, 진단서 등등 잘 챙겨서 가야 합니다. 어차피 다시 찍겠지만 참고용으로요) 역시나 같은 의견이셨어요.

근육비대보다는 지방비대에 가깝고 진행이 멈췄다며 지켜보자고요. (수술을 원하냐는 말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는데 참 바보 같은 대답이었죠. 코로나 시국이라 예약도 어렵게 해서 간 건데 우선 수술 일정을 잡았어야 했습니다. 추후에 결심을 하고 말씀드리니 5년 뒤에나 예약이 가능하더라고요.)

사실 두 군데 병원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눈이지만 이 정도 불편감이면 그냥 사시는 것도 방법이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 정도로 큰 수술이고 복시나 사시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고요. 남편과 상의 끝에 우선 수치 조절이 잘되고 있으니 좀 더 고민해 보민해 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또 1년이 지나가죠. 

갑상선항진증과 안병증 환자의 임신과 출산

그 사이 저는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상선 항진증은 임신과 관련해서도 이슈가 있어 모든 면에서 조심스럽더라고요. 다른 산모들과 다르게 피검사도 더 자주 하고 아기에게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중간에 더 안전한 약으로 변경합니다.

임신기간 내내 수치가 꼭 안정되야만 해서 내분비내과와 산과를 모두 다니느라 지치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희소식인 건, 항진증인 산모가 임신을 하게 되면 면역자체가 좋아져서 수치가 오히려 좋아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임신기간 내내 수치가 정상이었고, 항진증과 안병증 증상 전혀 없이 잘 지냈어요. 

제 병 때문에 아이에게 혹시나 안 좋은 영향이 갈까 싶어 내내 불안했던 임신기간이었지만 아주 건강하게 잘 출산했습니다. 그런데 자연분만이다 보니 숨을 참고 힘을 줄 때 안압이 올라가더라고요. 실핏줄이 다 터지고 눈이 더 나온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관련해서 나중에 안과에 여쭤봤는데 아기 낳다가 눈이 튀어 나는 경우는 없다고 하셨어요. (근데 그쯤에 해외 기사가 납니다. 진짜로 아기 낳다가 눈이 나온 분이 계시더라니까요) 그때 제 사진 보면 눈이 부어있고 튀어나온 게 확실히 보여요. 개인적으로 안병증 환자라면 출산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압이 올라가는 모든 자세와 운동, 심지어 수경 끼는 것도 다 자제해야 하는데 출산은 오죽할까요.

갑상선안병증, 안구돌출
출산 후 사진

확실히 더 부어 보이지 않나요? 눈으로 힘준 거 아닌데도, 몸 전체에 압이 올라가면서 눈에 무리가 가는 게 느껴집니다. 꼭 의사와 출산방법 상의하세요. (안과, 산과, 내과 다 여쭤보세요)

방심하면 다시 나타나는 증상

다들 아시겠지만 이 병은 스트레스, 부족한 수면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육아를 하다 보니 수면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피로도가 극심해졌어요. 아니나 다를까 출산 한지 4개월 만에 항진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출산 후 6개월 안에 수치가 확 오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저는 식욕 증가와 체중감소, 심박수 증가, 더위, 머리 빠짐 이 정도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났어요. 병원에 갔더니 처음 발병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때부터는 치료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약을 더 많이 먹어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어요. 항진증과 안병증 모두 심해져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심한 우울감과 대인기피증까지 왔으니 말 다했죠. 다음 편에 수술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안와감압술 후기도 남겨 볼게요. 모두 힘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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